<리얼미터 조사분석> 국민참여당 창당, 이유 있었다!
지지정당이 없다는 응답률이 많이 줄었다
리얼미터의 19일 여론조사가 흥미롭다.
이제 겨우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했을 뿐인 국민참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13.4% 나와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단순수치로만 본다면 여전히 한나라당이 30.1%로 여전히 1위이며, 민주당 20.8%에 이어 국민참여당은 3위에 머무르고 있다.
내게 흥미있는 것은 국민참여당을 넣고 조사한 것과 국민참여당을 빼고 조사한 것 사이에 있는 미묘한 그 편차에 있다.
구체적으로 한번 보자. 국민참여당을 넣든 빼든 한나라당 지지도는 큰 차이가 없다.
국민참여당을 넣고 조사했을 때 한나라당 지지도는 30.1%였으며, 국민참여당을 빼고 조사했을 때 한나라당 지지도는 31.7%로 근소한 상승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다르다.
국민참여당을 넣고 조사햇을 때 지지도는 20.8%에 불과했으나, 국민참여당을 빼고 조사했을 때는 28.9%로 껑충 뛰었다.
한나라당과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차 범위 안이다.
친박연대와 민주노동당도 국민참여당을 넣고 조사했을 때는 상당히 지지도가 떨어졌다.
친박연대의 경우 11.5%에서 7.9%로, 민주노동당의 경우 5.1%에서 4.0%로 줄었다.
지지정당 없다는 응답도 국민참여당을 빼고 조사했을 때는 20.7%였으나 국민참여당을 넣고 조사했을 때는 15.1%로 대폭 낮아졌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국민참여당의 출현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지지도를 약화시키는 것이 분명하다.
그야 친노세력을 주축으로 한 국민참여당이 한나라당 지지세를 갖고 올 것은 아니니까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또한 국민참여당이 민주당의 지지세를 대폭 갉아먹는 형국이다 보니, 단순 계산만으로는 야권분열을 통해 민주당의 세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숫자의 함정은 도처에 존재한다.
첫째 주목해야 할 대목은 지지정당이 없다는 응답률이 국민참여당이 들어서면서 대폭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꿔말해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야당, 즉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등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국민참여당을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야권 전체의 세를 넓히는 의미가 있다. 특히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 영남권에서 더욱 그럴 것으로 보인다.
30대 연령층에서도 승수효과가 뚜렷하다. 국민참여당이 없을 경우 민주당은 31.1%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국민참여당이 들어오면 14.4%로 대폭 떨어진다. 하지만 대신 국민참여당이 27.1%를 기록해, 국민참여당이 없을 경우 민주당의 지지율 31.1%보다도 국민참여당이 있을 경우 두 정당의 합산지지율은 41.5%로 무로 10%포인트 이상 수직상승한다.
말하자면 국민참여당이 창당할 경우 야권 전체의 지지폭을 확대하는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들어난다는 것이다.
두번째 눈길이 가는 대목은 민주당만으로는 한나라당을 이기지 못하지만, 국민참여당이 나오면 두 정당의 합산 지지율은 한나라당을 앞선다.
즉 국민참여당이 없을 경우 한나라당 31.7%, 민주당 28.9%로 한나라당이 2.8%포인트 앞서지만, 국민참여당을 넣어 조사했을 경우는 한나라당 30.1%, 민주당+국민참여당(20.8%+13.4%=34.2%)로 오히려 두 정당 연합이 4.1%포인트 앞서는 결과를 보인다.
이런 계산법이 통하는 이유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모두 한나라당을 '주적(主敵)'으로 한다는 점 이외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중심에 놓고 보면 서로가 같은 편일 수밖에 없다는 정치적 사정 때문이다.
국민참여당이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얻을 수 없는 지지를 창출해낸다는 당초의 예상이 맞아들어가는 셈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역적으로 볼 때 대구-경북이야 어쩔 수 없을지 모르나, 나머지 지역에서 두 정당이 연합할 경우 그 파괴력이 막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7일 부산의 국제신문사 강당에서 열린 '노무현시민학교' 강의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전국에서 한나라당과 '일대일'로 붙어야 한다. 그러면 야당이 거의 다 이길 것"이라며 야당의 연대를 강조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과연 국민참여당이 창당돼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당간의 협상과 연대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유 전 장관의 말을 다시 인용하자.
"지금은 누구도 단독으로 한나라당을 꺾을 수 없다. 지금은 상호 존중해야 하고, 같은 것을 찾고 다른 것을 덮어 주고, 협상과 연대로 나가야 한다. 그래야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연대할 때) 그 후보들이 노무현 정신을 존경하지 않는 분들이라도 된다. 지방선거에 한 번 '윈윈'하게 되면, 총선에서도 된다."
지난 재보궐선거시 경기 안산에서 보였던 행태를 보면, 이 연대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끼워넣을 수 있을지는 일단 의문시된다.
당시 이들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민주당의 김영환 의원(당시에는 후보)을 제끼고, 여론조사에서 훨씬 뒤지고 있는 무소속의 임종인 후보로 단일화해 달라고 억지를 부렸다. 그러나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연대는 특히 수도권에서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해안벨트에서 마산이나 울산 등 민주노동당 우세지역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이들을 지지해준다면, 특히 '노무현 효과'가 어느 정도 살아있는 부산-경남에서는 그 위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부터 야권이 협상을 통한 연대라고 하는 기술을 잘 훈련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차기 대선까지 좌우할 것이 분명하다.
리얼미터의 같은 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보면 그것은 분명해진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43.5%로 압도적인 1위를 보였고, 유시민 전 장관(11.8%),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8.3%), 정동영 무소속 의원(6.5%) 순으로 나왔다.
물론 유시민 전 장관의 경우 앞으로 상승요인이 많이 있긴 하지만, 야권, 특히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연대하지 않는 한 박근혜 전 대표와는 싸워보나마나 한 것이 현재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프라이즈 | 서영석 | 2009-11-21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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