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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경제교육 어떻게 할까?

테마파크 2008. 8. 15. 05:19
[가정경제교육 어떻게 할까?]
용돈소비 조절력 키우고 세뱃돈은 장기투자로
한겨레

 

» 청소년기 자녀에게도 용돈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기 자녀에게는 가계부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경제 교육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학계와 재계는 청소년 경제교육에 열을 올리지만 경제교육의 기초가 닦이는 가정은 묵묵부답이다.
 
특히 자녀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용돈교육 등의 경제교육은 교과 공부에 밀리기 일쑤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철저하게 용돈교육을 하던 부모들도 입시가 걸리면 성적에 ‘돈’을 걸기 마련이다.
 

그러나 성적이 오르는 대가로 특별용돈을 주는 일은 자녀의 경제습관을 망치는 부모의 나쁜 교육 태도 가운데 하나다.

 

<아이의 미래, 똑똑한 경제습관에 달려 있다>의 저자 김지룡씨는 “용돈교육의 두가지 원칙 가운데 하나는 자기가 번 돈 보다 적게 쓰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용돈의 쓰임새를 정확히 아는 것”이라며 “용돈 말고 다른 돈을 주면 청소년기에 필요한 ‘교육’으로서의 용돈은 의미가 없어진다”고 했다.

 

용돈의 규모가 일정해야 계획적으로 소비하고 돈을 쓰고 싶은 욕구와 충동을 조절할 수 있다. 이는 곧 경제습관의 기초다.

 

따라서 세뱃돈이나 친척들이 주는 용돈 등 틈틈이 생기는 돈이 있으면 소비하지 않고 저축할 수 있는 방법을 부모가 제시하는 게 좋다.

 

김씨는 “최근 성인들의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보면 수시로 넣었다 뺐다 하는 단타성 매매가 많은데 이는 1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하는 투자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틈틈이 생기는 돈은 20살 이상을 목표로 꾸준히 저축하면 용돈의 리듬을 깨지 않으면서 투자에 대한 건전한 관념까지 교육할 수 있다”고 했다.

 

머리가 굵어진 청소년기 자녀에게는 용돈교육 뿐만 아니라 가계의 재정상태를 공유하는 일도 필요하다.

 

청소년기 자녀를 키우는 40~50대 가정에는 대개 빚이 있기 마련인데 이를 자녀에게 공개하고 가계 운용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게 옳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문제는 가난한 게 아니라 부모가 가난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라며 “가계의 미래를 위해서는 빚은 물론 저축의 이유까지 자녀와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노후자금은 훗날 자녀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것이므로 미리 자녀의 동의를 얻어 교육비와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

 

청소년기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은 인성교육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특히 용돈을 절약해 저축을 하고 목표치에 도달하는 과정은 자녀에게 ‘성공의 경험’을 쌓아줄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제 대표는 “공부는 기초가 없으면 성취감을 느끼기 쉽지 않지만 용돈을 아껴 원하는 물건을 사는 일은 누구나 언제든지 성공할 수 있는 일”이라며 “용돈 관리를 통해 욕구통제능력, 성취동기, 목표의식, 자존감 등 학습에도 유용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