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방학 끝 숙제 얼마나 도울까?… 직접해주면 역효과 엄마는 참으세요]
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8.08.19 17:50
초등학교 개학이 다가왔다.
많은 학생들은 지금쯤 밀린 방학 숙제를 하느라 여념이 없을 것이다.
교사와 부모들이 '숙제는 방학 시작과 함께 계획성 있게 하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그렇게 잘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쯤 되면 부모들도 덩달아 바빠진다.
모른척 하려다가도 '우리 애만 뒤처질까' 싶어 팔걷고 나서게 되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
그러다 보면 "이게 학생 숙제야, 학부모 숙제야" 싶어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초등생 방학 숙제는 부모가 어느 정도 도와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가장 좋은지 알아보자.
◇ 할 수 있는 숙제만 하도록
요즘 초등학교 방학 숙제는 과거처럼 획일적이지 않다.
공통되는 기본 숙제는 독후감과 일기쓰기, 체력 증진을 위한 운동 한 가지 정도가 전부다.
그밖에 만들기, 체험학습 보고서 쓰기 등은 말 그대로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 '선택 숙제'다.
이 때문에 아이가 능력 밖의 숙제를 선택해 놓고 못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편이 낫다.
예를 들어 봉숭아를 심어 성장 과정을 관찰하는 숙제를 이제 시작하려 하면 완수하는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것은 다음 방학 때 다시 시도해보기로 하자. 또는 '홈페이지 만들기'처럼 부모가 대신 해결할 수 있는 과제도 있지만 자녀를 진정 위한다면 나서지 않는 게 좋다.
서울 반원초등학교 허득실 교사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기 능력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방학숙제를 했는지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의 숙제가 다소 부실해 보이더라도 스스로 하도록 격려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공주대 교육학과 이명주 교수는 "부모는 자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숙제를 대신 해주고 심지어 인터넷에서 대행 사이트를 찾아내 맡기는 경우까지도 있다는데 이는 명백하게 비교육적이다"라고 강조했다.
◇ 숙제는 자녀가, 부모는 조언
그렇다고 부모가 초등생 자녀의 방학 숙제에 무관심한 것도 좋지 않다.
허 교사는 "자녀가 초등생이라면 개학을 앞두고 숙제를 어느 정도 했는지 살피고 미처 못한 것에 대해 '어떤 점을 도와줄까' 정도로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녀가 숙제 해결을 위해 직접 계획을 짜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요청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관찰 일기를 쓰면서 첨부할 사진 인화를 어려워한다면 사진관에 데려가거나 인터넷으로 인화 신청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체험학습을 다녀오긴 했지만 보고서 방향을 못잡는 아이에게는 "그 때 채소 수확한 경험이 가장 값졌다고 했었지"라며 기억을 되살려주는 것도 좋다.
독후감 쓸 책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라면 함께 서점에 나가 책을 직접 골라보게 하고 책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눠 글쓸 거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 가족 참여 숙제에는 적극 협조
선택 숙제 중에는 '가족 토론 해보기' '가족 신문 만들기' '가족 회의 해보기' 등 가족 단위로 해야 하는 숙제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어렵게 생각하는 부모들은 자녀가 이런 숙제를 아예 선택하지 못하도록 하기 쉽다.
그러나 방학을 계기로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가지며 친목을 다지도록 하는 숙제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굳이 이 숙제를 선택한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주말 중에 반나절만 시간을 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숙제인 만큼 가능하면 협조해 주자.
반면 '가족 숙제'라는 개념을 오해해서 부모가 나서 진행해버린다면 그 역시 본래 취지와는 어긋난다.
어디까지나 자녀의 숙제라는 것을 명심하고 모든 진행은 자녀에게 맡겨야 한다.
다만 자녀가 토론이나 회의, 신문 만드는 방법 등을 숙지했는지, 준비물은 챙겼는지, 어떤 식으로 기록해서 보고서를 쓸 계획인지를 살피면서 적절하게 조언을 해주면 좋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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