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 연 盧 전 대통령 "새빨간 거짓말"…'설거지론' 정면 반박]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8.07.28 17:51 | 최종수정 2008.07.28 18:09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참여정부가 다 해 놓은 것은 이명박 정부가 도장만 찍었다는 이른바 '설거지론'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또 필요하면 쇠고기 국정조사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하거나 문재인 전 대통령실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킬 의향도 내비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7일 김종률 의원과 변재일 의원 등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3월 29일 미국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내용과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비공개 대화 내용을 소개해 가며 "참여정부는 '합리'와 '균형'이라는 원칙과 기준을 갖고 수입조건 협상을 하려했지만 미국이 거부하는 바람에 해결되지 못했다"고 김종률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 노무현-부시 통화내용, 노무현-이명박 비공개 대화내용 공개
특히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에 대해 참여정부때 합의했고, 이명박 정부는 도장만 찍었다는 '설거지'론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종률 의원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9일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민의 정서를 고려해 일본과 대만, 홍콩 등 주변 국가들과 미국의 협상을 봐가면서 주변국과의 균형을 맞춰 논의해 가겠다"는 뜻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이 교역을 금지하는 최소한의 규정이고 권고사항일 뿐, OIE 기준 자체가 OIE 규정에도 없는 모든 부위의 수입을 허용하는 '적극적 허용기준'이 될 수 없고,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도 아니다"는 점도 부시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미국측은 당시 양국 정상간의 통화 사항에 대해 문서화를 요구했지만 두 정상의 '구두 양해 사항'으로 하자는 우리측의 요구가 반영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권 이양 직전인 지난 2월 1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의 비공개 대화에서도 "현 시점에서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더라도 미 의회가 한미 FTA를 비준해 준다는 보장이 없다"며 "절대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쇠고기 문제를 올려서는 안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 쇠고기 문제를 FTA 비준과 고리를 걸으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 노 전 대통령 "쇠고기 문제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올리지 말라" 훈수
김 의원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을 만났던 변재일 의원도 "(노 전 대통령이) 쇠고기 문제 협상을 조기에 해결해야 되지만 미국 요구가 지나쳐서 임기내 하지 못했다"며 "쇠고기 문제는 단순히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FTA에 연계돼 있기 때문에 우리 의회의 비준 문제도 있는 만큼 미국 의회에 비준안 제출과 연계해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해 김 의원의 전언을 뒷받침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쇠고기 수입개방과 협상에 대한 과정과 참여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참여정부에서 농림부는 쇠고기 협상의 기본원칙과 기준에서 물러서지 않았지만 경제외교라인은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박홍수 전 장관의 후임인 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때까지만 해도 미국이 동물성 사료금지 강화조처를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30개월 미만 뼈있는 쇠고기(LA갈비 포함)를 수입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으나, 미국이 거부해 2007년 10월 협상이 실패했다.
당시 미국이 우리의 협상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동물성 사료금지 강화 조처를 이행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게 돼 미 육류업자들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라고 노 전 대통령은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른바 '2단계 개방론'과 관련해, 대선 이후인 2007년 12월 24일 경제라인에서 2단계 개방론(30개월 미만 참여정부에서 허용, 그 이상은 차기 정부로 넘기는 것)을 제기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 "참여정부에서는 특정위험물질(SRM) 거론도 안해"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문제를 협상하라고 떠넘기는 것이므로 논의하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고 2월 15~6일 예정되었던 대통령 주재 관계 장관 회의 자체를 취소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참여정부에서는 쇠고기의 특정위험물질(SRM)에 대해 수입하겠다고 한 일이 없고, 선진회수육이나 가공육에 대해 논의조차 한 일이 없다"며 "그런데 이번 쇠고기 협상과 고시를 보면 미국이 하자는 대로 다 내주었고 .미국은 협상 결과에 대해 희희낙낙하고 있다"고 정부의 협상 결과를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률 의원은, 쇠고기 협상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현재 기밀로 분류돼 있는 2007년 3월 29일 노 전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의 통화 내역과 지난 2월 18일 노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비공개 대화 내용을 공개할 것을 청와대와 정부 여당에 촉구했습니다.
◈ 민주당 "임태희 나와라" vs 임태희 "'마무리만 남겨놓고 있을 정도로 다 됐다"
특히 2월 18일 노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화에는 당선인 비서실장이던 임태희 현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도 동석했던 만큼 임 의원이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종률 의원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생각도 갖고 있지만 전직 대통령의 출석에 촛점이 맞춰질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증인 출석 문제에 대해서는 필요할 경우 응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안다고 김 의원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 의장은 조윤선 대변인을 통해 "2월 18일 비공개 회동에서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장시간 얘기했을 뿐 정책 사항에 대한 깊이있고 의미있는 얘기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의 쇠고기 문제는 마무리만 남겨놓고 있을 정도로 다 됐다"는 말을 했다고 '설거지론'을 거듭 주장했다.
[CBS정치부 안성용 기자] ahn89@cbs.co.kr
'◆ 이명박(전과14범)사기정권 > 20080418(한미쇠고기협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도 시장에서는 '인기'? (0) | 2008.07.30 |
---|---|
정부, 협상 전부터 30개월↑ 美 쇠고기 수입결정? (0) | 2008.07.28 |
[스크랩] <"정부, 美 '사료조치 완화' 알고도 은폐"> (0) | 2008.07.28 |
촛불 진압 전경 뒤 ‘사복’, ‘이분들’이 누구신고? (0) | 2008.07.24 |
촛불은 평화다 (0) | 2008.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