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OI의 여론스코프]민주당 빠진 진보정당 통합 위력은
야권통합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통합대상 범위와 관련해보자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 소통합, 여기에 국민참여당까지 더한 중통합, 마지막으로 민주당까지 합하는 대통합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이 중 최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잦은 만남’으로 중통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통합이 주목을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정당들의 통합이 실제 내년 총선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으로 분열되지 않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13.1%를 얻어 8석을 차지했다. 여기에 지역구에서 2석을 더해 10석의 원내정당이 된 바 있다. 4년 후인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노동당 5.68%, 진보신당 2.94%로 득표율이 대폭 줄어들었다.
민노당·참여당 통합 후보 지지 의향 32%
내년 총선에서는 어떨까. 가장 최근에 치러진 전국 선거인 지난해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광역의원 정당투표 비율을 보면 민주노동당이 7.26%, 국민참여당이 6.26%, 진보신당이 2.94%였다.
이 셋을 합하면 16.46%로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얻은 13.1%를 훌쩍 뛰어넘는다.
만약 하나의 정당으로 나서서 이 정도 득표를 하면 총선에서 비례의석 54석 중 10석 정도가 가능하다.
여기에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에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대개 최근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는 젊은층들이 호응하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민주당과의 지역구 조정 협상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면 지역구에서도 10석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석의 진보 원내정당이 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정치지형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정 정당이 절대 과반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20석의 진보정당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나아가 대선에서 독자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내는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논의가 시작된 지난 5월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해 후보를 낸다면 지지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있다’는 긍정 응답이 32.4%였다. ‘없다’는 부정 응답은 60.3%, 모름/무응답은 7.4%였다(2011.5.28. 조사, KSOI).
단순 의향이기 때문에 실제보다는 부풀려져 있는 것이긴 하겠으나 대중들이 제법 관심을 보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자신의 이념성향이 진보라고 믿는 사람들 중에서는 긍정 응답이 47.5%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진보신당까지 포함되었다면 비율은 더 상승했을 것이다.
1994년 7월 노동당의 당수로 취임한 젊은 토니 블레어는 영국 노동당을 노동조합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도록 시도하며 ‘제3의 길’을 주창했다.
나아가 이전과 다르게 개인·경쟁·기업도 중시하는 노선을 수용했다. 3년 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18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룩한 바 있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가치를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정당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한국의 군소 진보정당들도 보다 유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 국면에서 대중적 위상을 정립하지 못한다면 추후 양당체제의 틈바구니에서 이전보다 더 버거운 생존 싸움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윤희웅<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
주간경향 935호 | 2011.07.26 |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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