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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1년 평가] “효율만 앞세우다 설득의 리더십 잃어”

테마파크 2009. 2. 24. 22:34
[이명박 정부 1년 평가] “효율만 앞세우다 설득의 리더십 잃어”

 

관련이슈 : 이명박 정부 1년

 

 

국민들에게 희망을 약속했던 이명박정부, 출범 1년이 됐지만 아직 희망의 선물은 없다.

대선 압승의 여세는 온데간데없고 회한과 차가워진 민심으로 어깨에 짊어진 짐은 더 무겁기만 하다.

경제는 어렵고 정치는 통합의 에너지를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간극은 더욱 벌어졌고 반목은 깊어졌다.

 

박효종 교수(서울대 윤리교육과)와 조희연 교수(성공회대 사회학과)의 대담을 통해 국민 신뢰회복과 통합을 이뤄 이 난국을 돌파할 대책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박효종 교수(오른쪽)와 조희연 교수가 23일 본사 인터뷰실에서 ‘이명박정부 출범 1년’ 대담을 통해 국정난맥상에 대한 진단과 국민통합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송원영 기자

 

 

―글로벌 경제위기를 감안하더라도 지난 1년간 이명박정부가 이룬 성과가 너무 작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이명박정부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총체적 진단을 해주십시오.

▲박효종 교수=이명박정부는 ‘변화’라고 하는 정치적 화두를 갖고 출발했습니다.

과거 노무현정부 때와는 다른 국정 운영을 보여달라는 국민의 요구가 강했던 것이죠.

그런데 지난 1년을 거쳐오면서 보여준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국민 기대에 적절하게 부응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조희연 교수=애초 계획했던 마스터플랜 실현을 위해 이 대통령 나름대로는 고군분투했던 1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와중에서 갈짓자 행보를 보이는 등 국정 운영은 혼란스러웠고, ‘통합 정부’의 위상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경제가 안 좋고 사회 전반에 ‘통합’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의 주된 원인을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박 교수=이 대통령은 ‘효율’과 ‘탈여의도 정치’ 등을 강조하면서 “일을 잘 해보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는데, 이는 ‘CEO형 리더십’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효율 위주의 정책을 펴고 정치 구태를 극복하는 노력을 보이면 국민이 높게 평가해줄 것으로 기대한 것 같은데요.

구태 정치의 소모적 측면이 문제이긴 하지만 정치라는 것이 본래 ‘소통’과 ‘설득’의 한 과정이라고 본다면,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설득의 과정을 생략한 것이 너무 많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거기에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이 대통령의 리더십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희연 교수
▲조 교수=무엇보다 경제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지난 1년의 한계입니다.

이른바 ‘747 정책’ 등을 앞세우면서 경제적 성과를 자신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국민의 실망감이 커진 거죠.

경제를 회생시키는 동시에 높은 분배 수준을 달성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문제이고 중장기적 과제에 해당합니다.

그런데도 과거 정부보다 ‘성장률 높이기’에만 집착한 것이 오히려 이 정부에 부메랑으로 돌아온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법과 질서의 문제에 관해서도 우리 사회에 ‘원칙’이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사회에 만연된 ‘불복 문화’가 통치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 교수=보수와 진보가 무조건 상반되는 정책만 내걸고 가는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보수 정권이라도 진보진영의 요구와 기대를 껴안아야 하고, 진보 정권도 보수 세력의 요구와 기대를 통합해야 하는 것이 이 시대의 소명이 됐습니다.

노무현정부도 이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실패했던 것입니다.

이명박정부도 자신의 지지층인 보수 세력이 바라는 가치와 정책만 실현하려 하면 실패하고 말 겁니다.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만, ‘개방적 양보’의 사고가 필요합니다.

▲박 교수=‘소통’이 중요한 화두입니다만, 어찌 보면 그보다 중요한 게 ‘설득’입니다.

자신의 국정 철학이나 세계관과 상반되더라도 경청을 하고 끊임없이 ‘설득’의 과정을 가지려는 마인드가 이 정부에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1년은 이 정부가 ‘설득의 리더십’ 측면에서 실패했다고 볼 수 있겠죠.

 

―보수와 진보의 통합을 통해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할 텐데,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국민 통합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여론이 많은데.

▲박 교수=이 정부 출범 후 보수와 진보 간 균열이 더욱 벌어진 게 사실입니다. 양쪽 진영 모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보수 진영 입장에선 10년 만의 정권 탈환인데, 국민이 기대하는 ‘공익 지향적 리더십’, ‘읍참마속의 인사’, ‘국민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 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오히려 사적 인연에서 비롯된 인사로 비판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 정권의 진정성이 약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진보 진영에 주문하고 싶은 것은, ‘승복’을 하는 일종의 스포츠 정신입니다.

정권이 일단 교체됐으면 일정한 시간을 주고 정책 입안 및 집행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데, 지나치게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조 교수=개인적으로 요즘 ‘성찰성’이란 화두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수나 진보 진영 모두 성찰성을 회복할 때입니다.

상대 진영에 대해 존재론적으로 애정을 갖고, 서로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합니다.

▲박 교수=저 역시 공감합니다. ‘역지사지’란 말도 있잖습니까.

앞으로 정권 교체가 잦아질 텐데, 이런 과정에서 상대 진영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태도가 더욱 요구됩니다.

 

―지난해 ‘촛불 정국’에 이어 올 초 터진 ‘용산 참사’로 사회가 어지럽습니다.

여러 가지 사회적 갈등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정권 리더십 문제가 지적되는데요.

▲조 교수=‘성과중시형 CEO 리더십’도 좋지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서울시장 재임 당시 ‘불도저식 추진’으로 상당한 저항을 불러오지 않았습니까.

‘용산 참사’만 하더라도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에게 ‘사법적 책임’이 없다고만 강변한 것은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여기는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교수=‘용산 참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난해 촛불 시위 여파가 너무나 컸는데 정부가 그때 제대로 ‘학습’했더라면 이번 참사 문제도 국민 편에서, 국민에게 좀더 따뜻하게 다가가는 모습으로 접근해야 했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른바 ‘고소영 내각’, ‘강부자 내각’ 등 측근들만 챙기는 인사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습니다.

왜 이런 ‘불도저식 인사권 행사’가 계속되고 시정되지 않는지 국민은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조 교수=이명박정부가 참여정부 인사 중 친시장주의적 성향을 보인 일부를 재기용하는 등 몇 가지 의미 있는 노력은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정부의 인재 풀 범위는 너무나 제한됐음을 느낍니다.

영남·고려대 편중 인사는 분명 지양돼야 하며 인재 풀 범위를 의식적으로 더욱 넓혀야 합니다.

▲박 교수=인사 편중 문제는 제가 과거 노무현정부에 대해서도 강하게 공격했던 부분인데, 사실 노무현정부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 인사 문제입니다.

인사는 누가 봐도 가장 합리적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쓰고 인재 풀을 넓히면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 상당히 높아질 텐데 말입니다.

 

―앞으로 4년이라는 국정운영 시한이 남아있는데, ‘국민 통합’의 측면에서 마무리 말씀을 해주십시오.

▲박 교수=집권 초 1년이 그 정부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마라톤에서도 구간마다 기록을 재듯 지난 1년을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명박정부가 대내외적으로 여건이 안 좋은 측면이 있습니다만, 30% 내외의 지지율을 부덕의 소치로 받아들이고 적어도 50%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지난 1년의 국정운영 경험에서 잘못된 점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비판하며 반성하는 게 선행돼야겠지요.

이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조 교수=미국발 금융위기, 실물경제 위기는 사실 심각한 상황입니다.

보수 정권이 위기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솔선수범해서 고통 분담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오히려 국민에게서 박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도층이 앞장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을 국민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회=김규영, 정리=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사회학)

▲연세대 사회학 박사

▲성공회대 통합대학원장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

◆박효종 서울대 교수 (정치학)

▲미국 인디애나대 정치학 박사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기사입력 2009.02.24 (화) 18:26, 최종수정 2009.02.24 (화)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