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재구성] ‘백기 항복’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 징후
그 새벽에 무슨 일이 4월 17일 18:00~18일 4월18일 05:00 ‘보이지 않는 손’ 징후
3월 20일 제보 “사실상 협상 끝나”
4월 17일 오후 한국대표 “골 깊다”
4월 18일 ‘백기항복’ 전격 타결

김수헌 기자
한-미 쇠고기 협상의 ‘치명적 결함’들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굴욕 협상’ ‘부실 협상’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쇠고기 협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선물용’이라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졸속으로 타결됐다고 믿고 있다.
확실한 물증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지만, 협상 과정과 협상팀의 발언 내용들을 꼼꼼히 되짚어 보면 협상이 너무나 허무하게 결론에 이른 이유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정황이 나타난다.
지난달 1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한-미 쇠고기 협상 기간의 취재자료와 협상팀의 브리핑 내용 등을 토대로 당시 협상 안팎의 상황을 재구성해 봤다.
이를 통해 협상 과정과 협상 시점의 문제점, 청와대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한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 5s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내용의 펼침막을 몸에 두른 한 어린이가 지난 17일 저녁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기념 전야제에 참가해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고 있다. 광주/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제보 전화가 현실로
지난 3월20일 쇠고기 유통업자로부터 제보전화 한 통이 왔다.
이 제보자는 지난해 10월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인 등뼈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믿을 만한 제보자였다.
제보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총선 직후인 4월11일에 미국산 쇠고기 관련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고, 수입 협상은 이미 사실상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핵심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다.”
기자는 즉각 사실 확인에 들어갔지만, 농식품부 핵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금시초문”,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총선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10일 정부는 한-미 쇠고기 협상 재개 사실을 언론에 알렸고, 다음날 바로 협상이 시작됐다.
당시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도 10일에 처음 협상 재개 통보를 받았다”며 “협상을 재개하자는 미국 쪽의 연락은 외교통상부를 통해 오기 때문에 우리는 몰랐다”고 말했다.
■ 농업통상정책관이 협상 대표
한-미 쇠고기 협상의 우리 쪽 협상 수석대표는 외교부 출신인 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었다.
이례적이었다. 2006년 1월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체결할 때 협상 대표는 당시 농림부 축산국장이었고, 지난해 10월 수입위생조건 1차 협의 때도 이상길 농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이 대표를 맡았다.
실제로 그동안 크고 작은 쇠고기 관련 기술협의에서 농업통상정책관이 책임자로 나선 적은 없었다.
이 때문에 민 정책관이 협상 전면에 나선 것을 놓고 “이번에 반드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수순이다”라는 관측이 돌았다.
■ 막판에 갑자기 타결
협상은 지난달 11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18일 새벽 5시에 끝났다.
당시 브리핑과 협상장 밖에서 즉석 일문일답에 응한 민 통상정책관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한-미간의 견해차가 워낙 커 정상적인 협상이었다면 18일 타결안대로 합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당시 취재기자들도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 직전에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양보할 줄은 미처 짐작하지 못했다.
협상 첫날인 11일 민 통상정책관은 “미국은 연령과 부위에 제한 없이 수입 허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 통상정책관은 협상 둘쨋날인 14일에는 “연령과 부위를 제한하지 않고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쪽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수입금지 품목을 정하자고 주장했고, 연령 표시와 강화된 사료 금지 조처에 대해서도 요구했다고 민 통상정책관은 전했다.
셋쨋날인 15일도 협상은 제자리걸음이었으며 그 다음날에도 별 진전이 없었다.
회담은 17일로 이어졌고, 그날 오후 6시께 민 통상정책관은 무거운 표정으로 “양쪽 입장 차이가 굉장히 많고 골이 깊다”며 “기본 사항부터 합의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결 가능성이 있으면 계속하고 없으면 중단해야지”라고 말해 협상 시작 이후 처음으로 결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19일)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지막 협상인데도 타결을 위한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철수한 18일 새벽 1시까지 협상의 진전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18일 새벽 5시께 협상은 전격 타결됐고, 그 결과는 우리 쪽의 요구사항을 거의 포기한 ‘백기 항복’ 수준이었다.
민 통상정책관의 발언으로 판단할 때, 17일 오후 6시부터 18일 새벽 5시 사이에 무언가 중대한 ‘정치적 결단’이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관련기사
청계광장 찾은 윤도현…‘젊은 촛불’ 희망을 보았다
어른들 “10대들에 부끄러워 나왔다”
“미 광우병 발생해도 위험통제국 유지 가능”
서울교육청 750명 ‘집회현장 감시’
[17일 현장 4신] 6만명 합창 “협상무효까지 촛불을 들자”
3월 20일 제보 “사실상 협상 끝나”
4월 17일 오후 한국대표 “골 깊다”
4월 18일 ‘백기항복’ 전격 타결



|
||||
지난달 1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한-미 쇠고기 협상 기간의 취재자료와 협상팀의 브리핑 내용 등을 토대로 당시 협상 안팎의 상황을 재구성해 봤다.
이를 통해 협상 과정과 협상 시점의 문제점, 청와대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한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
||||||
■ 제보 전화가 현실로
지난 3월20일 쇠고기 유통업자로부터 제보전화 한 통이 왔다.
이 제보자는 지난해 10월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인 등뼈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믿을 만한 제보자였다.
제보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총선 직후인 4월11일에 미국산 쇠고기 관련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고, 수입 협상은 이미 사실상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핵심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다.”
기자는 즉각 사실 확인에 들어갔지만, 농식품부 핵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금시초문”,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총선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10일 정부는 한-미 쇠고기 협상 재개 사실을 언론에 알렸고, 다음날 바로 협상이 시작됐다.
당시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도 10일에 처음 협상 재개 통보를 받았다”며 “협상을 재개하자는 미국 쪽의 연락은 외교통상부를 통해 오기 때문에 우리는 몰랐다”고 말했다.
■ 농업통상정책관이 협상 대표
한-미 쇠고기 협상의 우리 쪽 협상 수석대표는 외교부 출신인 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었다.
이례적이었다. 2006년 1월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체결할 때 협상 대표는 당시 농림부 축산국장이었고, 지난해 10월 수입위생조건 1차 협의 때도 이상길 농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이 대표를 맡았다.
실제로 그동안 크고 작은 쇠고기 관련 기술협의에서 농업통상정책관이 책임자로 나선 적은 없었다.
이 때문에 민 정책관이 협상 전면에 나선 것을 놓고 “이번에 반드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수순이다”라는 관측이 돌았다.
■ 막판에 갑자기 타결
협상은 지난달 11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18일 새벽 5시에 끝났다.
당시 브리핑과 협상장 밖에서 즉석 일문일답에 응한 민 통상정책관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한-미간의 견해차가 워낙 커 정상적인 협상이었다면 18일 타결안대로 합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당시 취재기자들도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 직전에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양보할 줄은 미처 짐작하지 못했다.
협상 첫날인 11일 민 통상정책관은 “미국은 연령과 부위에 제한 없이 수입 허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 통상정책관은 협상 둘쨋날인 14일에는 “연령과 부위를 제한하지 않고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쪽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수입금지 품목을 정하자고 주장했고, 연령 표시와 강화된 사료 금지 조처에 대해서도 요구했다고 민 통상정책관은 전했다.
셋쨋날인 15일도 협상은 제자리걸음이었으며 그 다음날에도 별 진전이 없었다.
회담은 17일로 이어졌고, 그날 오후 6시께 민 통상정책관은 무거운 표정으로 “양쪽 입장 차이가 굉장히 많고 골이 깊다”며 “기본 사항부터 합의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결 가능성이 있으면 계속하고 없으면 중단해야지”라고 말해 협상 시작 이후 처음으로 결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19일)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지막 협상인데도 타결을 위한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어른들 “10대들에 부끄러워 나왔다”
“미 광우병 발생해도 위험통제국 유지 가능”
서울교육청 750명 ‘집회현장 감시’
[17일 현장 4신] 6만명 합창 “협상무효까지 촛불을 들자”
[졸속 비판받는 한미 쇠고기협상 어땠기에]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5.19 03:21 | 최종수정 2008.05.19 14:14]
'졸속' 비판받는 韓美 쇠고기협상 어땠기에 우리 협상단 수의·검역 중심, 美는 각분야 전문가 총출동 '쇠고기' 정통한 美통역한테 어려운 용어 해석 도움받기도
한미 쇠고기 협상 이 타결된 지 한 달이 됐다.
타결 직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각종 '광우병 괴담(怪談)'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협상 진행과 사후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첫날인 지난 4월 11일 농림수산식품부 4층 회의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과 미국 측 수석대표인 엘렌 터프스트라 농업부 농장·해외농업처 차관보가 악수를 나눴다.
같은 직급인 수석대표들이 손잡은 모습은 양국 간의 대등한 협상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은 처음부터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우선 미국 측 협상단(13명)이 한국 협상단(8명)보다 5명이나 많았다.
숫자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협상팀에는 농업부의 수의·검역 전문가 외에 통상대표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의 경제·교역 전문가들까지 망라돼 있었다.
반면 한국 측은 농림수산식품부 의 수의·검역 전문가를 중심으로 협상단이 꾸려졌다.
협상은 미국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형태로 일주일 만에 최종 타결됐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와 한미 FTA (자유무역협정) 비준 일정에 쫓긴 '졸속 협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협상이 끝난 후 미국 측은 '30개월 미만 소의 뇌나 척수로 만든 사료를 다른 동물에게 먹일 수 있다'는 '강화된 사료금지 조치'의 내용을 미국 국민들에게 공고했는데, 한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이런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이후 보도자료를 만들면서 반대로 번역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최종 준비 1주일 하고 협상 시작"
협상 결과는 준비 단계부터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측이 우리 정부 에 쇠고기 협상을 요청한 것은 지난 4월 4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4월 11일부터 협상을 하고 싶다"는 미국 정부의 의사를 외교부 를 통해 농림수산식품부 에 전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바로 승낙 의사를 보냈다.
그때부터 협상단이 구성됐고 쟁점별 대응안을 만들어 정운천 장관에게 보고했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1차 협상이 있었던 작년 10월 이전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1주일간의 최종 준비가 부실했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 타결 이후 드러난 '강화된 사료금지조치 내용' 사건이나 특정위험물질 범위를 미국 국내 기준보다 완화한 것 등을 보면 농림수산식품부 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AI 문제로 협상에 전념 못했다"
쇠고기 협상에 참여한 농림수산식품부 팀장 A씨는 국제수역사무국의 한국 측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이번 협상팀의 주요 멤버인 수의·검역 전문가들 중 선임자다.
하지만 그는 지난 4월 1일부터 전국을 휩쓸고 있었던 고(高)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AI ) 문제에도 동시에 매달려 쇠고기 협상에 전념하기 힘들었다.
한국 측 협상단에서 민동석 차관보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통상분야 업무를 맡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 과장 B씨는 옛 해양수산부 출신이다. 어업 관련 협상 경력은 있지만 쇠고기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국 통역의 도움 받아"
한미 양국은 각각 통역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통역은 주한 미국대사관의 경제참사관 C씨가 맡았다.
한국 국적 보유자로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그는 한미 쇠고기 협상 때마다 참여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C씨는 통역뿐 아니라 쇠고기 관련 업무에 있어서도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 통역은 올해 3월 25일부터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근무하는 통역사 D씨가 맡았다.
쇠고기 관련 업무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쇠고기 협상 통역을 맡은 것이다.
D씨의 통역 실력과 전반적인 의사소통에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어려운 수의(獸醫) 용어 등에서 미국 측 통역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한국 측 협상 참가자는 말했다.
[금원섭 기자 capedm@chosun.com ]
[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 ]
'◆ 이명박(전과14범)사기정권 > 20080418(한미쇠고기협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시위 배후는 국민의 소리에 귀 막은 정부다 (0) | 2008.05.27 |
---|---|
[CNN]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보도자료 (0) | 2008.05.27 |
[미국산쇠고기개방]미국 광우병 발생해도 위험통제국 유지 가능 (0) | 2008.05.20 |
[미국산 쇠고기 개방]'추가 협의'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그대로 (0) | 2008.05.20 |
[스크랩] 라이트코리아 얼빠진 주장? 생중계 (0) | 2008.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