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풍당당] ⑨ 운동과 성기능

[性풍당당] ⑨ 운동과 성기능

[부산일보 2005-03-08 12:12]

 

어느 날 고교 동창생 K가 진료실을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내 생각에 인격적으로나,경제적으로나,지식적 측면으로나 그런 대로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성적으로도 완전한 남성이 될 수 있는가?"

좀 더 적극적으로 성적인 삶을 살고 싶은데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으니 좋은 해결책.

즉,탁월한 정력제를 구해 달라는 얘기였다.

 

사실 이런 소망은 남성들로서는 참으로 오래된 것이다.

친구가 돌아가고 난 후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먼저,정력제란 무엇인가? 성기를 자극해서 그 기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약물의 일종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600여종이 개 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용,맨드레이크 뿌리,스페인 파리 등이 그런 류에 해당된다.

그러나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해구신(물개의 성기)은 남성 호르몬을 소량 포함하고 있을 뿐이다.

그 정도 호르몬에 대한 비용은 약값으로 치면 한 달에 불과 몇 천원 수준이다.

터무니없이 비싼 것이다.

 

맨드레이크 뿌리는 중세 때만 해도 만병통치약인양 쓰였지만 알카로이드 성분을 일부 함유한 약간의 진정효과만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페인 파리는 딱정벌레의 일종으로서 독성이 매우 강하지만,최음 효과에 대해서는 확실한 근거가 제시 되지 않은 상태다.

 

100년 이상 최음제로 명성을 얻어 왔고 그만큼 널리 알려진 약물로서 발기 부전 환자의 치료제로도 쓰이는 요힘빈은 사용 초기에는 탁월한 효과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수개월간 사용해도 약 20~30%에서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정력제나 강정제로서 호랑이의 성기와 고환,독사,자라,코 뿔소 뿔,인삼,마늘,굼벵이,지렁이,까마귀 같은 동물 몸의 일부나 동물 등이 회자되고 있다.

 

사슴뿔은 생긴 모양이나 크는 속도 때문에 정력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보신탕 집에서 단골 손님에게만 슬쩍 갖다 주는 개의 그것은 결체조직과 뼈뿐이지만 딱딱한 점으로 미뤄 정력에도 도움이 된다고들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환자에게 자신감을 줄 목적으로 투여한 가짜 약이 잘 알려진 정력제들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매우 심심한 이야기지만 적절한 운동과 휴식,성인병 조절,술 담배 절제 등이 음경 동맥의 혈액 순환을 좋게 하는 것 즉,정력을 좋게 하는 지름길이다.

 

특히 성행위와 관련된 근육 예를 들면 발기를 지원하는 회음부의 근육이나 사정할 때 강력하게 수축하는 전립선 평활근 등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되도록 많이 걸어서(하루에 1만보 이상) 하체를 튼튼히 하는 한편 걷는 와중에 소변을 정지시키는 운동 즉, 치골미골근을 단련시키는 동작을 함께 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오래 타면 회음부 근육이나 음경 근육이 압박을 받아 혈액 순환에 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이 점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요컨대 적절한 운동은 활발한 성생활의 든든한 후원자에 해당한다 .

특히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성기능 장애를 겪을 때 운동의 효과는 더욱 빛이 난다.

 

전문의들은 통상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 가운데 정밀 검사상 이상이 없고 심인성에 해당된다면 심리 요법과 함께 운동을 권한다.

 

/우종철·부산 우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