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풍당당] ③ 발기부전의 주범 당뇨병
[부산일보 2005-01-18 12:12]
어느 날 이혼한 지 3년쯤 된다는 50대 중반의 남자가 진료실로 찾아왔다.
그는 재혼을 약속한 여자와 최근 몇 차례 잠자리를 같이 했는데 마음과 달리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창피만 당했다고 토로했다.
처음 한 두 번은 긴장 탓이려니 했는데 이런 현상이 반복돼 걱정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진찰을 해보았다.
평소 술과 담배를 좀 많이하는 편이지만 특별한 병은 없고 복용하는 약도 없다고 했다.
소변검사,혈액검사,초음 파검사 등 몇 가지 기본적인 검사를 해보았더니 놀랍게도 이 환자는 심한 당뇨병을 앓고 있는 중이었다.
본인이 전혀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당뇨병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는데,이혼 후에 생활까지 무분별해지는 바람에 상태가 악화됐고 급기야 발기부전이란 합병증이 생겼던 것이다.
당뇨병에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 따라 올 수 있다.
발기부전은 특히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그대로 방치해 두면 통상 10년 이내에 발기에 문제가 생긴다.
성인당뇨병 환자의 경우 70%가 발기부전 증상을 갖고 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위에서 소개한 환자처럼 당뇨병의 15% 정도는 발기부전 이 첫 자각증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만일 서서히 발기력이 감퇴되고 있다면 먼저 당뇨병을 의심해 볼 만도 하다.
발기를,잘 달리고 있는 자동차에 비유하자면,당뇨병에 의한 발기부전은 자동차의 모든 부속품이 총체적으로 망가져서 길가에 그냥 주저앉은 꼴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뇨병은 어떻게 해서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것일까.
잘 알다시피 남성의 발기는 신경과 혈관의 적절한 조화에 힘입어 이루어진다.
그런데 혈액 내 당의 농도가 높아지면 혈관벽과 신경세포가 손상을 받아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 때문에 음경 해면체의 이완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 더 진행될 경우 심리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상태가 더욱 악화될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렇지만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 환자라고 해서 더 이상 성생활을 즐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당뇨병에 의한 발기부전은 다른 원인에 의한 것보다 증상의 정도가 더 심하고,치료 효과도 낮은 게 사실이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당뇨병을 일찍 발견해서 혈당치만 정상적으로 유지한다면 발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만약 발기부전이 왔다면 먼저 경구용 발기유발제를 사용해 보는게 좋다.
이것으로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지 못하면 해면체 내에 발기유발제를 주사해 보거나 진공음압 압축기를 사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런 방법이 모두 실패하면 마지막으로 음경 내에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을 고려해 볼 만하다.
앞에서 소개한 환자는,처음에는 당뇨병 탓이라는 내 말을 믿으려고 들지를 않았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유하자 술과 담배를 끊고 치료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이 환자는 재혼을 했고,해면체 내 주사요법을 통해서 만족할 만한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전해 왔다.
/김석출·부산 맥피부과비뇨기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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