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하긴 해야하는데… 방법론은 4인4색>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를 위해 범야권이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2년 야권연대 및 야권연합을 위한 대토론회'는 아직은 갈길이 먼 야권연대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당을 대표한 참석자들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큰 틀에서는 공감하면서도 연대의 깊이나 방식을 두고는 각기 다른 구상을 내놓았다.
정동영은 복지 대통합, 유시민은 소통합 후 선거연대
우선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진보진영이 단순한 선거연대가 아니라 모두 하나로 통합하는 '대통합론'을 제시했다.
정 최고위원은 "민주, 진보가 함께 4.27 재보선에서 승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4월 가치동맹 추진기구를 만든 뒤 9월 정도에 복지국가 단일정당 추진기구가 출범하길 희망한다"며 복지 깃발 아래 단일 정당을 만들 것을 주장했다.
반면 유시민 국민참여당연구원장은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대통합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 원장은 "열린우리당이라는 자유주의연합정당의 비극적 종말이 어떤 의도와 어떤 행동 때문에 비롯된 것인가를 돌아본다면, 그 정당보다 폭이 넓은 자유주의 진보연합정당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 원장은 민주당을 제외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소통합에는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야권 대통합은 어렵지만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세력 통합은 바람직하다"며 진보정당끼리 통합을 이룬 뒤 민주당과는 선거 연대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방법론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밀실 협상'을 화두로 제시하며 "유권자들에게만 물을 것이 아니라 밀실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의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노회찬 '가설정당' 제시, 강기갑 진보통합 먼저해야
진보신당 노회찬 전 대표가 전격 제안한 '가설정당'도 주목을 받았다.
"다 합하다려다 보면 무지개연합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 무지개는 아름답지만 오래가지 못한다"고 운을 띄운 노 전 대표는 "선거연대를 임시적이고 한시적인, 가설정당을 등록하는 게 어떤가 한다"고 제안했다.
"선거 연대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당을 통합하는 것이 강력한 시스템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선거 이후에도 지속가능한가에 대해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 전 대표는 97년 대선을 앞두고 만들어졌던 민주노동당 전신 '국민승리21'이 가설정당 즉 페이퍼 정당으로 시작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선관위에는 당 이름으로 등록하지만, 내부에는 선거 연대로 출마하는 것"이라고 개념을 설명했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정동영 최고위원은 "단일정당의 길이 있는데 구차하지 않느냐"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반면, 유시민 원장은 "검토해볼 수 있는 방향"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전 대표는 "국민들이 선거때는 한 정당을 만든다고 하다가 다시 쪼가리로 나눈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며 '선(先) 진보정당 통합론'을 내세웠다.
노컷뉴스 | 2011-03-02 21:03 | CBS정치부 조은정 기자 |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