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형오 전 국회의장] “열번 넘게 만나자 했지만 … 모멸감 느껴”
-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에 직격탄
- "전직 국회의장한테 이 정도니…"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부산 영도구에서 내리 5선을 하고 18대국회 전반기 국회의장까지 한 대한민국 입법부의 상징 중 한 명이다.
그런 김 전 의장이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자진 출석해 노사분규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평소 사회적 갈등현안에 신중하게 대처해 온 점을 고려할 때 그의 발언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한 내일신문은 27일 김 전 의장과 긴급 전화인터뷰를 했다.
"전직 국회의장한테 이런 정도인데 다른 사람한테는 어느 정도겠느냐. 모멸감을 느꼈다."
김 전 의장은 전화인터뷰에서 재벌오너한테 받은 수치심을 전했다.
그는 "조 회장쪽에 열 차례도 넘게 만나자고 했지만 외국에 갔다며 만나기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고, 통화라도 한번 하자고 했더니 시차가 안맞아서 안된다고 하더라"며 조 회장과 얽힌 얘기를 털어놨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9일 청문회를 개최해 조남호 회장의 출석을 요청했지만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했는데.
사실은 한진중공업 사태가 오래됐다. 조남호 회장은 항상 나타나지 않았다. 노사협상 과정도 항상 막판까지 가니까 후유증만 남고, 연례적으로 악순환이 계속됐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내 지역구고 해서 작년 연말과 금년 초에 집중적으로 조 회장과 접촉을 시도했다.
우리 비서실에서 그쪽 비서실에 열 차례도 넘게 만나자고 요구했지만 그 때마다 외국에 갔다며 만나기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래서 그렇다면 전화통화라도 한번 하자고 했더니 이번에는 시차가 안맞아서 안된다고 하더라.
그려면 내가 그쪽 시차에 맞춰서 낮이든 밤이든 하겠다고 했는데도 안되더다.
그쪽 비서실에서 한다는 얘기가 영도조선소 사장과 만나서 말하라고 하더라.
내가 지역구가 영도인데 조선소 사장을 만날 수 없어서 그런 것아니다. 조선소 사장을 만나서 해결될 일이면 진작에 만났다.
그 사람은 월급 받는 사장이지... 400명 직원을 해고 하겠다는 게 고용된 사장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냐.
조 회장측이 현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다고 보는지.
결국 영도조선소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으로 보였다. 영도조선소라는 게 한진중공업이 인수하기 전에 조선공사였다.
일제 때부터 있었고,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1번지다. 부산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이번 과정을 보면서 회사를 포기한 사람이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 회장은 장막뒤에 숨어서 안나타난다.
경영을 잘못했으면 총수가 책임을 져야지 왜 노동자들한테만 책임을 전가하는가.
감정이 많이 상했을 것 같은데.
솔직히 모멸감을 느꼈다. 왠만하면 이런 사실도 안밝혔을 것이다. 모멸감을 느끼면서까지 밝히는 것이다.
전직 국회의장한테 이런 정도인데 다른 사람한테는 어느정도겠느냐. (조 회장은) 장막 뒤에 숨어 있는 유령인간이다.
하수인 시켜서 밀어붙인다. 차라리 전경련 회장처럼 나와서 떳떳하게 말하라는 것이다.
개별기업의 누구를 두둔하거나 비하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해도 너무한다.
내일신문 | 2011-06-27 오후 2:29:38 | 백만호 기자 |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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