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와 홍준표와 MB와 한나라당>
빠지면 돌아오지 못할 강가에 섰다
MB가 조현오에게 계급장을 달아 주었다.
임명장을 받아 들고 조현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살아남은 안도와 죽은 목숨 건져 준 주군에 대한 충성 다짐이었을까.
글을 쓰다 보면 어휘를 찾지 못해 속이 터질 때가 있다. 꼭 써야 할 말인데 막말이라고 시비다. 교양 찾는 인간들의 하는 짓들은 막돼먹은 개차반인데 교양인은 되고 싶은 모양이다. 정치인은 어떤가. 목까지 넘어온 막말을 배설하지 못해 소화가 안 된다.
지금이 그렇다. 조현오라는 인간이 언제까지 내 뇌리에 남아 있을지 빨리 사라져 줘야 하는데 나가지 않아 소름이 끼친다. 우선 인간대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좀 숨을 쉴 것 같다.
조현오가 취임식 방송을 전 경찰에게 보도록 했단다.
10여만 경찰이 자신들의 총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묻지 않아도 안다. 속으로 막말을 했겠지.
홍준표가 군불을 땐다. 김태호가 똥장군을 졌다더니 홍준표는 똥배짱인가.
군불을 때도 치사하게 땐다. 차명계좌에 자신이 있으니까 MB가 조현오를 임명했을 거 아니냐고 또 다시 불을 지폈다.
뭐 좀 아는 게 있느냐니까 ‘말하지 않겠다’며 꽁무니를 뺀다. 밤중에 남의 집 마당에 똥 싸고 도망가는 치사한 비겁자다.
명색이 검사출신이다. 원내대표도 했다.
모래시계 검사라고 하던가.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모래. 그렇다. 국민의 기억에서 모래처럼 사라지리라.
차명계좌로 덕 좀 불려고 하는 모양이지만 잘못 짚었다. 조현오 부류로 전락했다.
홍준표는 혹시 조현오와 같이 취급당해서 기분이 몹시 나쁜가. 나쁠 거 없다.
지금 조현오가 스타 아닌가. 악당 스타도 스타다. 조현오 덕분에 스타 됐으니 감사해야지. 어쩌다 저렇게 됐는지. 쯧쯧,
유시민이 CBS방송에 나와서 말했다.
“홍준표 의원이 몇 년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축하금으로 당선자 시절에 수천억 돈 받았다고 무슨 CD, 무기명 CD 복사본까지 들고 나왔는데 그게 전부 가짜 CD로 밝혀진 사건, 혹시 기억하시느냐.”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좀 처신 좀 잘해야 정치생명 유지할 것이다. 자신은 대단한 발언을 한다고 우쭐할지 모르나 국민이 웃는다.
이제 홍준표는 정치보다 우선 철부터 들어야 할 것 같다. 명심보감 싸 들고 절에라도 들어가는 게 어떤지.
검찰이 차명계좌는 없다고 했다. 거짓말했는가. 조현오가 사실을 말했는가. 차명계좌 없다고 한 검찰의 말은 거짓말인가.
이제 검찰도 제발 신뢰 좀 얻어야 한다. 지금 검찰 꼴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특검 기다리는가. 좋다. 특검으로 가라. 그럼, 말하지 않고 견디지 못하겠지. 홍준표도 아는 거 있으면 말하겠지. 아니면 시정잡배 수준의 저질 정치꾼이 된다.
궁정동에서 국가원수에게 총을 쏜 김재규는 경호실장 차지철에게 방아쇠를 당기며 ‘버러지 같은 놈’이라고 소리쳤다. 왜 버러지 같다고 했을까. 5·16쿠데타 당시 육군 대위였던 차지철은 국정을 농단했다. 경호실장 시절 청와대 국기강하식에는 고위 장성들이 참석했고 차지철은 그들로부터 경례를 받으며 우쭐했다. 차지철은 박정희를 제외하고는 이인자였다. 또 다른 제왕이었다.
미디어오늘 [만평] |
조현오를 배려하는 MB의 지극정성인 애정은 겁이 난다. 권력자보다 더 무서운 호랑이 가죽을 쓴 호가호위 세력.
청문회를 보고 조현오에게 계급장을 달아주는 MB를 보면서 느끼는 혐오감은 바로 김재규가 말한 ‘버러지’를 연상케 했다.
조현오는 국민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대한민국 국민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긍지를 짓밟았다.
정신병자도 할 수 없는 발언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침없이 쏟아냈다.
‘죄송합니다.’란 말밖에 모르는 인간처럼 ‘죄송’을 녹음기처럼 뇌까리는 조현오를 보면서 인간적 혐오감을 느낀 국민이 하나 둘이었을까.
자신들의 총수가 될 조현오의 넋 나간 수작을 보면서 자괴감에 빠진 경찰관은 얼마나 많았을까 위로를 보낸다.
모친상 때 들어 온 거액의 조의금을 펀드에 투자하는 그의 탁월한 재테크 능력에 감탄하는 고위공직자들은 얼마나 많았을까.
위장전입을 비롯한 파렴치한 전직 대통령 모독발언은 마치 비리공직자의 모범 같은 존재로 우리 경찰역사를 장식할 것이다.
거기에다 조현오의 ‘버러지’같은 발언에 군불을 때는 홍준표 역시 조현오와 더불어 이 나라 국회의원으로서 의정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
이제 조현오는 경찰총수가 됐다.
쌍용차 진압을 자랑으로 아는 조현오. 물포를 쏴도 죽지 않는다는 조현오. 미국경찰은 시위대를 개 패듯 한다는 조현오.
여름에는 물포에 최루액을 타서 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조현오. 그가 앞으로 무슨 짓을 할는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 MB에 대한 다함 없는 충성은 국민을 떨게 한다.
이러다가 4.19 당시 ‘총은 쏘라고 주었다’는 치안총수가 되지 말라는 보장은 누가 하는가.
이제 국민이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국민들이 단결해야 한다.
그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있다. 민주당이 당의 명운을 걸고 싸워야 한다. 명분과 국민의 지지가 있으면 쪽수는 문제가 아니다.
강성종 문제는 빨리 처리해라. 고창군수도 빨리 제명 출당시켜라. 박지원은 당을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 차명계좌 특검을 먼저 요구해라.
이제 MB와 한나라당은 건너면 돌아오지 못할 강가에 섰다. 민심의 강이다.
MB는 조현오를 통해서 국민에게 치유 불가능한 깊은 상처를 남겼다. 홍준표는 철없는 부화뇌동으로 정치부적격자로 판정받았다.
이제 민란이 일어났다. 전국에서 불타오르고 있다. 이들 민란이 전국을 뒤덮을 것이다. 100만의 민병이 궐기할 것이다.
지역을 뛰어넘어 정파를 초월해서 100만 민란이 일어났다. 민란의 봉화가 타오른다.
한나라당은 오판하지 마라. 지금부터 당신들이 갈 곳은 빠져나올 수 없는 강으로 침몰하는 것이다.
2010년 08월 31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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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맛보기 사퇴인가. 왜 찔끔거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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