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생활/좋은글(人生)

뱁새는 뱁새

테마파크 2009. 12. 26. 23:36

 

뱁새는 뱁새

 

흔히들 사람들이 뱁새라고 부르는 붉은머리오목눈이 한 마리가 난생 처음 날갯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올랐어.

둥지에서 살 때와는 달리 넓은 하늘을 나는 뱁새의 가슴은 한껏 부풀어 올랐지.

“야아, 나도 이제는 이 넓은 세상에서 마음껏 놀아봐야지”

 

이 때, 뱁새는 저 북쪽 하늘에서 날아오는 희고 커다란 새를 보았어.

그리고 그 새가 가까이 왔을 때 뱁새는 그만 그 멋있는 모습에 반하고 말았어.

그것은 긴 목에 넓은 날개, 그리고 늘씬하게 뻗은 두 다리가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한 황새였지.

세상에 이런 멋있는 새도 있다는 걸 알게 된 뱁새는 모든 것을 제쳐놓고 황새를 따라다니기로 결심했어.

황새와 친하게 지내는 걸 알면 엄마나 아빠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

같이 태어난 형제들은 자기를 얼마나 부러워할까 생각하니 가슴도 뛰었고 말이야.

그리고 자기도 언젠가는 황새처럼 긴 다리에 커다란 날개를 갖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어.

그 날부터 뱁새는 황새를 따라다니기 시작했어.

그러나 황새는 뱁새가 따라오든 말든 상관없이 그 긴 다리로 여기저기 냇가나 늪지대를 찾아 다니며 물고기나 개구리를 잡아 먹었지.

뱁새는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어.

자기의 짧은 다리로 황새를 따라다니다 보면 조금도 쉴 틈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황새의 먹이는 뱁새의 먹이와 전혀 달랐기 때문에 배를 채울 수가 없었어.

그래도 뱁새는 자기 주위의 다른 새들이 자기를 부러워할 것이라고 믿으며 기를 쓰고 황새를 좇아 다녔지.

어느 날 지친 뱁새가 나뭇가지에 앉아 쉬고 있을 때, 나이 지긋한 까마귀가 말을 걸어왔어.

“뱁새야, 요새 황새하고 어울려 다닌다면서? 그래 재미있냐?”

뱁새는, 드디어 자기를 알아주는 새가 있다고 생각하고 뻐기면서 말했지.

“예, 그럼요. 아주 재미있고말고요. 게다가 황새가 나를 아주 좋아한다고요.”

사실 황새가 뱁새를 좋아한다는 말을 거짓말이었지. 황새는 아예 뱁새한테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까.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그런데 어째 네 모습이 좀 수척하구나. 먹이를 제대로 못 먹어서 그런가 본데……”

“예, 사실은요, 황새가 먹는 먹이하고 제 먹이가 달라서요. 황새를 따라다니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곤충이나 애벌레가 별로 없네요. 황새는 개구리나 물고기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도 왜 황새를 그렇게 좋아하지?”

“그야, 황새는 키도 크고, 다리도 길고, 목도 늘씬해서 그렇죠, 뭐.”

“내가 보기에는 네 몸도 아주 멋있는데. 날개 색깔도 윤이 나고, 부리도 짧지만 예쁘고, 다리도 앙증맞게 잘만 생겼는데, 그래.”

“아이, 제 몸이 뭐가 좋다고 그러세요? 황새하고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죠.”

“뱁새야, 모든 불행은 비교에서 온단다. 왜 너의 그 예쁜 몸을 황새와 비교하니? 황새는 황새의 몸이 있는 것이고 뱁새는 뱁새의 몸이 있는 거야. 황새는 물론 날개가 크고 다리는 길지. 큰 날개는 황새가 저 먼 북쪽과 여기를 날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지. 긴 다리는 황새가 좋아하는 먹이가 물 속이나 늪에 사니까 그런 거고. 너는 뱁새야. 너는 저 먼 곳까지 날아갈 필요도 없고, 물속의 고기는 먹지도 않는데 왜 황새의 날개나 다리를 부러워하지?”

뱁새는 갑자기 말문이 막혔어. 그렇구나. 뱁새는, 왜 내가 굳이 황새의 날개와 다리를 부러워할까 생각하기 시작했어.

늙은 까마귀가 또 말했어.

“행복이나 만족은 너 자신한테서 찾아야지, 바깥에 있는 다른 어떤 것에서 찾을 수는 없단다. 네가 아무리 황새 흉내를 내어도 행복해질 수는 없어. 뱁새인 너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해. 조용히 잘 생각해 보려무나.”

늙은 까마귀는 말을 마치자 훨훨 날아가 버렸지.

혼자 남은 뱁새는 까마귀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목이 말라 가까운 물웅덩이를 찾아 갔어.

물을 마시려고 고개를 숙인 뱁새는 그 물 속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았어.

아, 거기에는 정말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있는 거야.

발그레한 색깔의 머리에, 작지만 초롱초롱한 두 눈, 윤기가 흐르는 날개, 보드라운 깃털, 탄탄한 두 다리.

진실로 완벽하게 아름다운 자태를 가진 새였지.

순간 뱁새는 깨달았어.

"아, 나도 이미 완전하구나. 황새만 아름다운 게 아니었어. 황새는 황새로서 멋있지만 나는 뱁새로서 훌륭한 거야. 까마귀 어른의 말씀이 맞아. 황새 흉내를 낸다고 내가 황새가 될 수는 없어. 설사 황새가 된다고 해도 그건 황새도 뱁새도 아닌 거야. 그래, 나는 나야!”

뱁새는 배, 배, 배 환희의 노래를 부르며 하늘로 날아 올랐어.

발 아래 펼쳐지는 풍경이 모두 새로워 보였어. 바람의 느낌도 달랐고, 그리고 모든 것이 그냥 좋은 거야.

이 때, 친구 뱁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물었어.

“어이, 왜 황새하고 안 놀아? 황새가 어디 갔어?”

뱁새는 당당하게 말했지.

“야, 뱁새가 황새는 왜 따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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