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로운국가/경제이야기(구조조정·가상통화)

<도서>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저

테마파크 2009. 12. 4. 21:49

 

<도서>나쁜 사마리아인들

 

불황을 초래한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헤친 고발서

 

영화 <<007 시리즈>>를 보면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는 대단한 영웅으로 나온다.
세계를 누비며 악당이란 악당은 모조리 죽이고 테러란 테러는 모두 차단하며 세계를 구한다.

하지만 실상은 영화와는 180도 다르다. 가령 첩보원이 우리 국민들을 죽인다고 생각해보라.

우리가 만약 러시아인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훨씬 쉬울 것이다. 아무리 체제에 문제가 있고 영국과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도 사람 목숨을 함부로 죽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영국 첩보원들은 하나같이 살인면허라는 것을 통해 사람을 마구 죽이고도 영웅 대접을 받는다. 어디까지나 이건 강대국의 시선에서 바라본 관점이지 약소국이나 피해를 당하는 입장은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이란 사실을 우린 잊지 말아야 한다.

다른 나라가 영국을 감시하고 위협하는 것은 죄가 되고 영국이 다른 나라에 간첩을 심어놓고 그들을 감시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하다고 주장은 도대체 어느 행성의 논리란 말인가? 영국에 반항하거나 영국보다 더 강하면 다 나쁜 나라고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란 말인가?

이건 말도 안 되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자기들은 여러 세기에 걸쳐서 약소국의 피를 쪽쪽 빨아먹고 흑인은 노예로 삼아 뼈 빠지게 부려먹었으며 동양인을 개돼지도 못하게 취급했으면서 위대한 선진국인 척하는 꼴은 두 눈 뜨고 봐주기 힘들다.

 

진실을 왜곡해 지난날 자기들의 잘못은 모조리 감춘 채 남의 나라를 비판하고 잘못을 들쑤시고 다니는 꼴도 역시 눈꼴사납다. 이걸 고스란히 일본이 보고 배웠으니 우리나라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도 일본이 그토록 뻔뻔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옛 고구려의 영토를 회복해 그 누구도 우리나라를 얕보지 않는 그런 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의 허상강대국의 실체를 낱낱이 고발하는 책이다.

 

저자는 실제 통계자료와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바로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런 숨겨진 강대국들의 음모와 실상을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나름대로의 해결책까지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는 지금 97년 외환위기에 이어 제2의 경제위기에 빠져있다.
신자유주의라는 기치아래 국내로 몰려든 외국인들이 일명 치고 빠지는 식의 투자를 하는 바람에 우리나라는 큰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로써 숨겨져 있던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한편 미국은 신자유주의경제체제의 우수성을 앞세워 우리에게 그들의 체제를 강요하면서 우리의 보호무역과 보조금 제도의 철폐를 요구했다. 우리는 그들의 요구를 철저히 따랐고 그 결과 경제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남에게는 그렇게 신자유주의가 최선이라고 떠들면서 미국은 정작 자신에게는 신자유주의경제체제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왜 우리에게는 그토록 집요하게 보호무역과 보조금 혜택제도를 없애라고 하면서 자국의 기업은 보호해주고 감싸고도는 것인가?
미국은 왜 우리가 기업에 보조금을 주려고만 하면 못 주게 훼방을 놓으면서 자국의 망해가는 기업에는 보조금을 주어 회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고 있는가? 신자유주의의 논리대로라면 쓰러져가는 기업은 그대로 망하게 내버려 둬야 맞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우리들은 못 도와주게 하고 자기들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도와주는가?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횡포란 말인가 이 말이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유치산업 보호보조금제도
다.


한미FTA협정은 그야말로 미국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시장을 그들이 자유자재로 요리할 수 있게 만들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정부 당국자들에게 두뇌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 기업을 망하게 만들고 우리 정부를 속수무책으로 만드는 이런 협정은 비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총 9개의 파트로 구성이 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집중한 것들 위주로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신자유주의자들은 왜 그렇게 물가 상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한 부분이다.

여기서 저자는
“물가 상승도 물가 상승 나름이다. 극심한 물가상승은 해롭지만(40%까지의) 적당한 물가 상승은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며, 심지어 급속한 성장 및 고용 창출과 양립할 수도 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고 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낮은 물가 상승률은 노동자들이 이미 벌어놓은 것은 더 잘 지켜줄 수 있을지는 모르나,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데 필요한 정책은 미래에 벌 수 있는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경제를 이끌고 있고 신자유주의의 신봉자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로 인해 나뿐만 아니라 경제학을 공부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자유주의시장경제체제가 옳은 줄 안다.
심하게는 신자유주의시장체제가 만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더러 존재한다.

 
그런데 지금 세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라.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신자유주의시장경제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도 진실을 숨기려고만 하는 것이 지금의 한국이다.
일본이 역사를 왜곡시켜서 가르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이 책이 금지도서목록이었던 데에는 바로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한 부분이다.
여기서 저자는
“경제발전에 확실하게 좋거나 확실하게 나쁜 문화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한때
‘코리아 타임’이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산 적이 있다.
한국인들은 언제나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건 순전히 선진국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우리를 게으르게 생각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예전에 솔직히 우리나라가 느리긴 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스스로도 그렇고 세상 어느 나라사람이 우리를 보고 게으른 민족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21C의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제일 빠르게 인터넷이 보급되었다. 그리고 초고속통신망의 발달로 인터넷 접속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도 강대국들은 경제위기 같은 일만 터지만 민족 운운하면서 민족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오도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강대국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니 우리는 여기에 휘둘리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제조업이 왜 중요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한 부분이다.
강대국들은 21C는 서비스의 시대니 우리에게 제조업은 포기하고 서비스산업에만 집중하라고 충고한다.
이런 조언은 얼핏 들으면 우리를 생각해주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건 선진국들의 속임수에 불과하다. 서비스산업이 번창하려면 제조업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즈니랜드를 생각해보자. 디즈니랜드는 분명 서비스산업이다. 허나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속았다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디즈니랜드의 거의 모든 놀이기구가 과학기술과 제조기술 없이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백화점은 서비스시설이 가장 잘 갖춰진 곳이다. 그런데 만약 이곳에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다고 상상해보라?
그 높은 층을 기꺼이 두 발을 사용해서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하겠는가?

 

선진국들은 남들에게는 제조업이 더 이상 전망이 없으니 하지 말라고 해놓고 자신들은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우리가 하면 불륜이고 자기들이 하면 로맨스’라는 말인가? 이건 순전히 자기들만 이익을 누리려는 수작이다. 우린 이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의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경제체제를 충실하게 지켜온 비극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97년 외환위기 때
IMF, 세계은행, 그리고 WTO라는 사악한 삼총사의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우린 이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는 바이다.

 

인상적인 글귀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에 이르는 최선의 길은 자유 무역이 아니다.”

 

[도서]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저/ 이순희 역 | 부키 | 2007년 10월

 

 


 

 

◆ 교보문고 <책소개>우리 시대의 각종 현안에 관한 해답! 현실로서의 경제학 전반에 대한 부담없는 교양 경제서!


이 책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가난한 나라에 해를 끼치는 일을 그만두게 할 수 있는가에 관해 이야기한 책으로, '세계화''개방'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적 조류에 대한 반박논리를 제공한다. 먼저 세계화의 신화와 진실, 부자나라 부 생성 과정을 살펴보며,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잘못되었거나 부분적인 진실에 불과한 것들을 소개한다.

그런 다음 경제 발전과 관련하여 정통적 지혜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을 뒤집기 위한 작업을 한다. 경제 이론, 역사, 당대의 증거들을 혼합하여 외국인 투자는 규제해야 하는지, 민간기업이 좋고 공기업은 나쁜 것인지, 아이디어 차용은 잘못인지,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나라는 외면해야 하는지, 경제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있는지 등을 알아본다

 

또한 마지막에는 개발도상국들이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원조자들이 행동 방침을 정할 때 고려해야 할 원칙들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과연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자유 무역과 자유시장을 설파하는 대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유명한 책과 영화 등을 소재로 유쾌하면서도 신랄한 대답을 안겨준다.

이 책의 독서 포인트!
『사다리 걷어차기』『쾌도난마 한국경제』『국가의 역할』등을 통해 경제학과 경제현실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시도하였던 장하준 교수가 처음으로 보통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집필한 책이다. 시작은 약간 우울하지만,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변화시켜 개도국들의 경제 상황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낙관적 분위기로 끝을 맺는다.

 

<목차>

추천사 ― 6
감사의 말 ― 8

프롤로그 : 나라가 부자가 되려면 13
1장.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다시 읽기 세계화에 관한 신화와 진실 39
2장. 다니엘 디포의 이중생활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 69
3장. 여섯 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자유 무역이 언제나 정답인가? 105
4장. 핀란드 사람과 코끼리 외국인 투자는 규제해야 하는가? 133
5장. 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 민간 기업은 좋고, 공기업은 나쁜가? 161
6장. 1997년에 만난 윈도 98 아이디어의 '차용'은 잘못인가? 189
7장. 미션 임파서블? 재정 건전성의 한계 223
8장. 자이레 대 인도네시아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나라에는 등을 돌려야 하는가? 247
9장.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경제 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있는가? 279

에필로그 : 세상은 나아질 수 있을까? 309
주 336

 


 

 

◆ YES24 <책소개>

 

『사다리 걷어차기』 『쾌도난마 한국경제』의 저자 장하준 교수가 쓴 일반인을 위한 교양경제서.

자유 무역이 진정 개발도상국에게도 도움이 되는지, 경제를 개방하면 외국인 투자가 정말 늘어나는지, 공기업 문제가 과연 민영화로 해결 가능한지, 지적재산권이 실제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은 어떤 특별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경제 발전에 적합한 문화나 민족성이 있는지 등 우리 시대의 현안들에 대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책이나 영화 등을 소재로 유쾌하면서도 신랄하게 답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 영국 등 강대국들을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고 지칭하며 이들은 한때 신자유주의의 신봉론자였지만 이제 신자유주의는 현실에 맞지 않는 이론임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경쟁자가 또 나오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후진국들에게 신자유주의를 강요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또한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이 주제를『렉서스와 올리브나무』, 『로빈슨 크루소』, 영화 '미션임파서블'등을 예시로 들며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접근시킨다.

 

이제 케임브리지 대학의 장하준 교수를 둘러싼 논란 중에 최소한 몇 가지는 잠잠해질 것 같다.

장 교수의 신간 『나쁜 사마리아인들 Bad Samaritans』을 읽고 나면 말이다. 우선 ‘정체가 뭐냐’는 다분히 이데올로기적인 질문은 사라질 것이다. 만일 꼼꼼히 읽은 이가 많다면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는, 흡사 1980년대 영국의 마거릿 대처가 대대적인 공기업 민영화에 나서며 했던 ‘달리 대안이 없다’는 말을 연상케 하는 질문 역시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다.

이 책은 장 교수가 처음으로 현실로서의 경제학 전반에 대해, 그것도 경제학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다.

때문에 이 책은 『사다리 걷어차기』(2004)나 『국가의 역할』(2006)처럼 학술적인 것도 아니고, 『쾌도난마 한국경제』(2005)처럼 우리나라에만 포커스를 맞춘 것도 아니다. 이 책은 ‘개방’‘세계화’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신자유주의적 조류가 어딘가 잘못된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반박할 논리를 찾지 못해 곤혹스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들려주는 장 교수의 경제학 이야기 아홉 마당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제까지의 장 교수 책과는 문체나 구성 방식 자체가 다르다. ‘미국의 양심’이라는 노엄 촘스키에 의하면, 이 책은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생생하고, 풍부하며, 명료하다.” 또 영국에서 발간되는 『가디언』의 경제부장 래리 엘리엇 같은 이는 “최고의 책이다. 탄탄한 연구를 기반으로 아름답게 서술된 이 책은 그야말로 경제학의 파노라마”라고 격찬한다.

 

미국판 편집자는 이 책의 목적이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교리 속에 도사린 함정을 폭로”하는 데 있으며, 그러기 위해 장 교수가 구사하는 무기는 “십자포화처럼 쏘아대는 풍부한 사례, 야유에 가까운 위트, 그리고 매력적인 문체”라고 평가한다.

이 중 풍부한 사례야 장 교수의 전작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또 매력적인 문체야 각자의 판단으로 넘기면 된다.

그렇지만 장 교수의 야유에 가까운 위트라…. 갸우뚱하던 고개는 다음과 같은 대목을 보게 되면 저절로 끄덕여진다.

'외국인 투자 규제의 필요성 여부를 떠나 외국인 투자의 실질적인 규제가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제 초국적기업들은 어느 정도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발을 빼는 방식’으로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는 나라들에게 본때를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개발도상국들로 하여금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는 능력을 제한하는 국제 협정에 빠짐없이 서명하게 하려고 기를 쓰는 것인가? 신자유주의 정통파는 시장의 논리를 따르는 것을 좋아하니까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은 개발도상국에게 맡겨 두면 되지 않겠는가?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호적인 나라에 대해서만 투자 결정을 내린다면 그것만으로도 해당 개발도상국에게 벌을 주거나 상을 주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부자 나라들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이런 제한을 부과하기 위해 국제 협정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야말로 외국인 직접투자의 규제가 효력이 없다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장 교수는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무대 장치를 선보인다. 세계화의 허구와 관련해서는 당대의 베스트셀러인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곁들인다. 렉서스에 감동한 프리드먼에게 도요타 성장 신화의 이면을 통해 ‘렉서스 신화’를 무너뜨림으로써 일격을 가한다. 또 이 책에는 장 교수의 여섯 살짜리 아들까지 등장한다. 자유 무역이 언제나 정답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이 외에도 장 교수가 출연시킨 조연들은 더 있다. 최초의 경제인이라는 평을 받는 『로빈슨 크루소』를 쓴 디포에, 자의식이 강한 핀란드 사람들의 철저한 외국인 배척, 홍콩의 짝퉁 산업, <미션 임파서블>에서 IMF(?)의 역할, 부패했던 자이레와 인도네시아의 명암,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들이 잇달아 무대 위에 뛰어올라 이야기판을 벌이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는 물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제시된 대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냐’고 말이다.

그에 대한 판단은 각자가 하자. 다만 이 책의 말미에 다음과 같은 말은 기억해 두자.

'부자 나라들이 과거에 나쁜 사마리아인들처럼 행동하지 않은 적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그 역사적인 사건은 경제적으로도 훌륭한 결과를 낳았다. 그 이전과 그 이후를 통틀어 개발도상국 세계는 가장 높은 성과를 올렸다. 그 경험에서 얻은 교훈에 의거해 행동하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