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수렁 벗어나기 ‘8월 대반전’ 카드중 하나 | |
논란 불구 대사면 왜? 25일 취임6달 ‘변곡점’ 맞아 정국주도권 겨냥 올림픽 열기에 쓸려 부정적 여론 묻힐 가능성 | |
![]() |
![]() ![]() |
정부가 이날 사면의 명분으로 내건 ‘국민통합’과 ‘경제살리기’는 역대 정권의 대사면 때마다 되풀이된 구호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광복 50주년 대사면(700만명), 김대중 정부 때인 98년 정권교체 기념 대사면(552만명),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광복 60년 대사면(422만명) 등 역대 대통령들은 온갖 비판에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 대규모 사면을 단행해 왔다.
하지만 10년 만의 정권교체 뒤 단행한 이명박 정부의 첫 8·15 대사면이 갖는 의미는 과거와 또 다르다.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인사 파동과 쇠고기 파동, 금강산, 독도 사태 등을 거치며 휘청거려온 이 대통령에게, 이번 대사면은 그동안의 수세 국면을 벗어나 ‘8월 대반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여러 카드 중 핵심축으로 활용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들어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왔다.
8월 들어서는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 교체와 공기업 민영화 및 통폐합 작업을 여러 논란과 반발 속에서도 강행했다.
12일에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첫 주례회동을 열고 당·청 관계 안정화도 꾀했다.
또 오는 25일이면 이 대통령 취임 6개월이라는 변곡점을 맞고, 이어 각종 법안들이 처리를 기다리는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런 정국 흐름상 대사면을 통해 새 출발을 위한 국민 화합의 이미지를 창출해낼 필요가 있는 시점인 것이다.
때마침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선전하고 있어, 이 대통령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하고 있다. 사면을 둘러싼 논란 등 부정적 여론이 상당부분 올림픽 열기에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이 최근 부쩍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사면 대상을 둘러싸고는 일부 논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김승연 회장 등에 대해서는 청와대 핵심 참모들도 “국민들이 원치 않는 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며 부정적 의견을 표시했으나, 이 대통령은 “나도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이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아 사면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계의 사면 건의를 수용함으로써, 기업인들도 일자리 창출에 더욱 적극 나서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사면권 남용’이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이른바 ‘건국 60년’ 시점에 맞춰 한꺼번에 털고 가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내걸어, 비판을 누그러뜨리려는 장치도 곁들였다.
정치인 사면 대상에 한광옥·김옥두·김맹곤·조승수 전 의원 등 야당 인사들을 상당수 포함시킨 게 대표적이다.
청와대가 사면 대상 기업인들에게 “사회적 책임 강화”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 빚어진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일체 사면복권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토록 강조하던 ‘법과 원칙’은 어디 갔냐”는 비판에 차단막을 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
[한겨레 관련기사]
▶ “법질서 잡겠다”는 정부, 법치 원칙 스스로 허물어
'◆ 정의로운국가 > 경제민주화(공정거래·재벌개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금융지주법 통과… 재벌 사금고화·경제력 집중 우려 (0) | 2009.07.23 |
---|---|
[스크랩] 대기업의 은행업 진출 길 열렸는데…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 등 부작용 우려 (0) | 2009.07.23 |
[스크랩] "대기업, 은행 사금고화" vs "은행 경영권 좌우 어려워" (0) | 2009.07.23 |
[스크랩] <대기업 은행 소유길 열렸다>-1,2(끝) (0) | 2009.07.23 |
8.15 광복절 사면건의 대상 경제인들 (0) | 2008.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