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로운국가/#남북통일(경제협력·관계개선)

위키리크스에 담긴 한반도.남북 주요 이슈는?

테마파크 2011. 9. 6. 01:08

 

<위키리크스에 담긴 한반도.남북 주요 이슈는?>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지난 2일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던 미국 외교전문 25만여건을 모두 공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국외 매체를 통해 조금씩 공개하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이 중 한반도 관련 전문약 1만4천 건으로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한 내용도 다수 포함돼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 전문 가운데 한반도, 남북관계와 관련한 주요 내용을 짚어본다.

◆ “MB, 2008년 방미전 美쇠고기 개방 약속”

 

이명박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인수위 시절인 2008년 초 주한미대사를 만나 그해 4월 이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와 정상회담 직전 타결된 미 쇠고기 수입협상과는 ‘무관하다’는 정부의 기존 주장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다.

2008년 1월 18일자 주한미대사관의 외교전문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서 활동하던 최시중 현 방송통신위원장과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하루 전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대사와 점심식사를 하며 이 대통령의 방미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버시바우 대사가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이후 4월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하자 현인택 장관은 “쇠고기 이슈에 대한 정치적 민감성을 이 당선인이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한국 시장이 개방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한.미 양국은 이명박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하기 직전 ‘30개월령 이상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개’에 합의했으며 이는 5~6월 대규모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 “MB진영, BBK김경준 송환 연기 요청”

 

2007년 대선 당시 미국은 이명박 당시 후보의 ‘BBK주가조작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또한 같은해 10월 이명박 후보 진영이 BBK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한국 송환을 미뤄달라고 미국 쪽에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에 따르면 2007년 10월 25일, 당시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던 유종하 전 외무장관이 버시바우 대사를 만나 김경준씨의 한국 송환은 이명박 후보의 선거운동에 영향을 끼칠 폭발적인 이슈가 될 것이며, 미국이 김경준씨를 대선기간 송환한다면 이는 내정간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시 31일 유 전 장관을 만난 버시바우는 미국이 이미 2005년 12월 김씨 송환을 승인했으며 김씨 본인이 이를 거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의 송환을 연기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김씨를 송환할 것이라고 전했다.

◆ 김태효, “北과 철학적 대화 피하라”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2009년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앞두고 미국 측에 “북한과 철학적인 대화는 피하고 해결 가능한 현안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2009년 12월 3일 서울발 전문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전날 조 도노번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차관보와 만난 자리에서 북측이 핵보유국의 지위 인정,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 등을 내세워 보즈워스 대표를 자극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당부했다.

대신 그는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현안에 집중”할 것과 “북한이 북핵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할 것” 등을 주문했다.

◆ 北, 2차 핵실험 25분전 中에 통보

 

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을 실시하기 25분 전에 중국 측에 이를 통보했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중국을 믿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위키리크스’는 외교전문을 통해 밝혔다.

주한미대사관이 2009년 8월 29일 국무부에 보고한 데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방북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 회장은 방북 후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에게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달했다.

외교전문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이명박 정부에서 남북관계가 꼬이는 이유에 대해 ‘북한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외교부가 주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또 김 위원장은 현 회장에게 “남북관계가 어려운 주된 원인은 남북 간 신뢰부족”이라면서 “남측 정부가 2000년 6.15공동선언과 2007년 10.4정상선언의 정신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 두 개 정상합의문의 남측 서명자(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는 세상을 떠났으나 나는 여전히 살아있으며 그 합의들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고 정주영, 정몽헌 전 회장을 언급하며 ‘의리’를 강조했다고 전문은 전했다.

◆ 2차 정상회담, 노무현의 스완송

 

2007년 10월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버시바우 대사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퇴임작(swan song)’이라 평했다.

‘swan song’은 백조가 죽기 전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는 설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조속한 남북통일에 대체로 관심없는 한국민이 10.4선언에 담긴 대북 경제협력의 청사진을 현실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10.4선언이 너무 늦었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에 경제적으로 너무 많은 약속을 했고 비핵화 절차에 앞서 한반도 평화를 선언하려 한다”10.4선언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중의소리 | 2011-09-05 10:35:53 | 정지영 기자 | 기사보기